“살만 찌는 게 아니었어?”…탄산음료, ‘이만큼’ 마시면 정신건강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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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과당 탄산음료를 일주일에 7잔 이상 마시면 정신 건강에 심각한 위험이 따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호주 퀸즐랜드공과대 임상연구소 연구팀이 성인 129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조사한 결과, 가당 음료를 일주일에 7잔(1잔에 250ml) 이상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5배가량 높았다.

해당 연구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프론티어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설문조사를 통해 참가자들의 식습관과 우울·불안 수준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가당 음료 섭취량이 많을수록 우울과 불안 수준이 높았다. 일주일에 가당 음료를 7잔 이상 마시는 경우에는 우울증 위험이 5배 높아졌지만, 불안과는 유의미한 관계가 없었다.


연구진은 특히 탄산음료에 흔히 사용되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이 신경학적 기능과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과당 옥수수 시럽은 일반 설탕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과당 비율이 높다. 또 과당이 간에서 바로 대사돼 중성지방으로 전환되기 쉽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 캠페인의 하나로 코카콜라에 고과당 옥수수 시럽 대신 사탕수수 설탕을 사용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는 고과당 옥수수 시럽이 정신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며 “가당 음료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음료 규제 정책 수립을 위해 가당 음료가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것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앞선 국내 연구에서도 가당 음료 섭취가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23년 강북삼성병원 연구팀이 8만7000여명을 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가당 음료를 일주일에 1~2잔만 마셔도 우울증 위험이 25%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당분이 많은 탄산음료가 도파민 시스템의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설명한다. 뇌 보상 체계에 문제를 일으켜 장기간 섭취할 경우 도파민 수용체 불균형,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기능 저하, 뇌 염증 반응 등으로 이어지고 우울·불안 증상이 악화한다는 것이다.